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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서

지금도 망하고 있다.

by 노노랜드 2024.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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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쩌다보니 3편의 느낌까지 글을 쓰고 있다.

 

장황하게 설명할 것도 없이 나는 망했다.

운이 좋게 재개발때문에 더하지도 빼지도 않게 망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하나의 이득도 없이 망한 가게를 처분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운이 좋았다.

 

처음에는 내가 계속 가계를 운영해야 하나 생각을 했다.

날 좋게 봐주신 분들이 있어서 동업제안도 받았다.

 

동업은 괜히 자신이 없었다.

남 말을 들을 성격도 아니였고, 날 믿어준다는 거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타지로 나갈 생각은 있었다.

아직 온실 속 화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었다.

 

혼자 나가서 뭐라도 하다보면 당장은 힘들어도 자립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동업 제안이 꽤 솔깃했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서 동업은 좀....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동업보다는 고용의 형태로 모두 내 돈을 투자해 할까 했다.

생각보다 모으고 안 쓰는 재주는 있었어서 고삐풀릴때가 아니였던 어렸을때, 많이 모아뒀던 탓에 빚을 진다면 충분히 가능은 했다.

 

큰 돈이 오고가는 건 무서웠기에 점을 보러 갔다.

동업을 제안한 형의 지인 중, 잘 보시는 분이 계셨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동업은 안 하게됐다.

나 때문은 아니라고 하지만, 내 문제도 많았다.

 

나 스스로를 알지 못한다는 것.

그게 일 하는데 무슨 상관이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의 기나긴 여정으로 봤을때, 난 목표가 없었고 오직 재미만 쫓아 행동했다.

 

내겐 돈은 흘러가는대로 많으면 많은대로 좋고, 없으면 없는대로 아껴살면 되는 것 뿐.

돈에 대한 갈망은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 같지만, 내겐 이루고자 하는 게 없었다.

 

난감했지만, 나름 이해는 빨리 됐다.

 

난 나중에 노후에 카페를 하고 싶었을 뿐이지, 지금 당장 카페로 뭔가 대단한 걸 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도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였다.

그냥... 노후에도 쉬지않고 소소한 일거리를 하면서 재미를 찾는 것. 그것 때문에 카페를 생각했던 것인데, 이미 한 번 경험해봤으니 난 카페로 성공할 수 없었다.

 

무욕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내겐 뭔갈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 없었다.

지금도 없다.

 

그냥 재미있는 거, 그때 그때 내가 흥미로운 것들을 할 수 있으면 될 뿐...

 

어린 아이 같지만, 사실 다들 그렇지 않나? 재미있는 것만 흥미로운 것만 하고 싶을 뿐, 지금 직장 생활에서 뭔가 이루고 싶은 것들은 없을텐데.

 

그리고, 2번은 더 망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다들 망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 길을 포기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겠지만....

난 카페에 살을 더 붙여서 칵테일과 위스키도 다루기 시작했다.

어차피 망할거면, 그 안에서 배움이라도 얻어가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내 성질머리 뻔히 하는데 누구 밑에서 일할 성격도 되지 않았고, 이미 혼자 일하는 거에 익숙해졌는데, 누군가와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나 혼자 컨트롤 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판단이였다.

 

타고난 성격적으로도 여유롭게 태어나기도 했고, 이 말을 곧 나태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뭐.... 다른 건 다음 기회에 풀 수 있을 때 풀고, 결국 지금은 내가 원하던 타지인 대구로 내려와서 상인동에서 조용한 칵테일바를 운영중이다.

 

물론 커피도 하고 있고, 위스키도 있다.

약 한달 조금 넘는 기간동안 운영중이다

 

약간의 홍보....

https://map.naver.com/p/search/시머/place/1461167884?placePath=?entry=pll&from=nx&fromNxList=true&searchType=place&c=15.00,0,0,0,dh

 

네이버 지도

시머

map.naver.com

 

 

꼭 대구였어야했냐 하는 물음을 가장 많이 받았다.

꼭 대구일 필요는 없었다.

내 생각엔, 도움을 받을 사람도 있었고, 자영업자분들이 많은 도시기도하고, 청주의 확장(그냥 넓은 도시)일뿐이였으니 마음도 편하고 오히려 망해도 얻을 게 많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청주의 지인들을 두고 오는 것은 마음이 쓰이긴 했다. 그래도 나름 새로운 도전에 신나고 재미있던 것도 잠깐...

 

혼자 자립하기란 쉽지 않았다.

혼자 일어선 적이 없기에 처음은 내게 너무 혹독했다.

그래도 혼자 일어나고 싶다. 그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2번은 더 망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최대한 덜 망하고, 조금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면 꽤 저렴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조금 느리게 느껴질 순 있겠지만, 하루 빨리 나 자신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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